| 무기 유형 | 한손검 |
| 레어도 | ★★★★★★ |
부요에게:
어젯밤, 엄마는 또 네 꿈을 꾸었단다. 지금쯤 너는 아빠와 함께 백조로 돌아가서,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다시 만났겠지? 그 시간쯤이면 거리마다 설날 음식 냄새가 퍼지고 있겠구나. 만두는 먹었니? 이번엔 제발 네 아빠가 빚은 게 아니길 바란다. 그 사람은 매번 반죽을 제대로 못 해서 만두피가 너무 두껍거나 얇고, 반죽은 늘 덜 숙성됐거든. 그래도 혹시 직접 빚었다면, 제발 이번엔 괜찮게 했기를 바라자. 네 돌잔치 때 기억나니? 아빠가 몰래 만두에 동전을 넣었다가, 그게 목에 걸려서 네 얼굴이 퍼렇게 변했지. 그땐 진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단다. 다행히 그때 나이 든 천사님이 마침 놀러 오셨다가 널 살려주셨지.
아쉽게도 우리 가족이 함께 만두를 먹던 이동식 판잣집은 '앵커'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단다. 비뚤게 붙여 둔 주련과 함께 땅속에 묻혔어. 지금 엄마는 개척 기지 사람들의 남쪽 철수를 엄호하고 있어. 다행히 네 아빠는 이번 주 휴가라서, 내가 널 데리고 고향에 가라고 했단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험한 길의 흔들림과 추위, 배고픔 때문에 넌 분명 울음을 멈추지 못했을 거야. '아겔로스'라 불리는 그 괴물들은 잔혹하고 냉혹하지만, 걱정 말렴. 엄마의 뇌법도 만만치 않거든.
오늘 밤 우리는 한 골짜기에서 쉬고 있어. 같이 온 전문 농업인 아주머니가 남은 재료로 떡국을 끓여 모두에게 나눠 주셨단다. 엄마도 간단한 창문 전지를 몇 장 만들어 임시로 세운 대피소에 붙였어. 바깥에선 우르수스와 빅토리아어를 쓰는 작업자들이 합창하고 있단다. 거칠고 허스키하지만 뜨겁고 살아 있는 노래야. 탈로스 II에서 맞는 두 번째 설날을 이렇게 너희와 떨어져 보내게 될 줄은 몰랐어.
엄마는 네가 너무 보고 싶다. 만약 엄마가 보고 싶으면, 포대기 속에 넣어 둔 그 인형을 꼭 쥐렴. 엄마가 직접 만든 거야. 별들이 아무리 멀어도, 엄마는 분명 네 손의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거야.
엄마가
부요에게:
이제 곧 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되었겠구나. 지금은 얼마나 컸을까? 엄마를 더 닮았을까, 아니면 아빠를 더 닮았을까? 공부는 잘하고 있니? 아쉽게도 엄마가 곁에서 숙제를 봐 줄 수가 없구나. 아빠는 학궁을 졸업했지만, 수학은 늘 꽝이었거든. 혹시라도 그게 네 공부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이구나. 그런데 넌 어떤 과목을 좋아하니?
네 이름의 뜻을 알고 있니? 우리가 별하늘에 대한 열정을 안고 탈로스 II에 왔고, 너는 스타게이트 아래에서 태어났단다. 언젠가 네가 하늘을 향해 도약하는 '우주 천사'가 되길 바라며 이름을 '부요'라 지었어. 하지만, 이름은 어디까지나 바람일 뿐이지. 엄마의 진짜 소원은 네가 무사히, 평온하게 자라는 거란다. 공부를 좋아하든, 다른 걸 좋아하든, 네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면 엄마는 언제나 응원할게.
이곳의 전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어. 얼마 전 스승님이 엄마를 불러서, 탈로스 II 궤도 위에 높이 띄울 함선을 건설하는 데 참여해 달라고 하셨단다. 우리를 비롯해, 테라에서 와 이곳에 남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가 자신이 가진 마지막 기술, 다시는 재현할 수 없을 걸작들을 내어놓고 있어. 승리를 위해, 모두가 모든 것을 걸고 있단다.
엄마도 그중 한 사람으로, 작은 지원 모듈 하나의 설계와 시공을 맡았단다. 사실, 내 손으로 별로 향하는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어. 하지만... 동시에, 이 순간이 너무 늦게 찾아온 것만 같구나.
우리는 이 행성에서 너무나 긴 세월을 버텨 왔고, 엄마는 네가 성장해 가는 소중한 순간을 놓쳐 버렸구나.
엄마가
부요에게
전쟁은 끝났단다. 하지만 '승리' 이후에 벌어진 일들을 떠올릴 때마다 엄마는 마음 깊은 곳에서 씁쓸함이 밀려온단다. 우리는 이제 다시는 테라로 돌아갈 수 없고, 고향으로 통하는 문은 영영 닫혀 버린 것 같구나. 우리는 더 멀리 나아가지 못했고, 오히려 서로를 해치며 무너질 뻔했단다.
어젯밤 엄마는 또 네 꿈을 꾸었단다. 꿈속에서 너는 훌쩍 자라, 천사의를 받쳐 들고, 훌륭한 천사가 되어 있었지. 그런데 깨어나고 나니, 아무리 해도 꿈속의 네 얼굴이 떠오르지 않더구나.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넌 아직 엄마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까? 만약 지금의 날 본다면, 아마 넌 엄마를 알아보지 못하겠지... 엄마는 이제 더는 젊지 않으니까. 지금 홍산... 거대한 환형산은 이제 탈로스 II에 남은 천사들에게 내어주었단다. 여기엔 염국의 동포들도 많아. 우리는 함께 '홍산 과학원'을 세우고, 이곳에서 작물을 기르고 있어. 엄마는 옛날 행성간 항법 기술 예행연습을 준비하며 익혀 둔 수중 재배 지식을 꺼내 들었고, 몇 해를 들인 끝에 드디어 풍년을 맞았단다. 다음 차수 종자가 완전히 길러지면, 더 많은 이들이 배고픔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식량 창고가 가득 차고, 모두가 배불리 먹게 될 그날, 우리가 다시 한번 시선을 별하늘로 돌릴 수 있기를 바란단다. 설령 다시는 스타게이트에 닿지 못하더라도, 엄마는 함선을 타고 하늘로 치솟아, 무수한 별을 건너 너에게 갈 거란다.
그날이 올 때까지 기다려 주렴, 나의 아가.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