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기 유형 | 장병기 |
| 레어도 | ★★★★★ |
이 도시엔 여러 가문이 있다. 가장 화목하고 단란한 가문이 어디냐 묻는다면 누구도 선뜻 답하지 못하겠지만, 가장 불화가 심한 집안을 꼽으라면 모두가 주저 없이 '웨버 가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자식이 이토록 많으면서 이토록 갈등이 깊은 집안은 드물다. 64제곱킬로미터당 웨버가의 자식은 오직 한 명만 발을 붙일 수 있었고, 그렇지 않으면 이 불행한 땅에는 어김없이 유혈 사태가 벌어지곤 했다.
지난달, 웨버가의 장남은 전장에서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눈앞의 적을 쓰러뜨린 뒤 그는 상관에게 한 달 휴가를 받아 귀향길에 올랐다. 숲을 지나다 남동생을 만난 그는, 도끼가 얼굴을 강타하기 직전 편지의 내용을 외쳤다. 동생은 즉시 도끼를 팽개치고 짐을 대충 챙겨 함께 긴 여정에 올랐다.
강가에는 여동생이 일찌감치 배를 타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쥔 거대한 노 때문에 그들은 내내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지난번 그녀 앞에서 방심했다가 사흘 뒤에야 깨어났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가야 할 길은 멀었다.
앞에는 가로질러야 할 광활한 사막이 펼쳐져 있었다. 시시각각 모양이 바뀌는 모래언덕 사이에서 길을 잃었을 때, 때마침 차량 행렬이 도착했다. 선두 차량의 창문이 내려가자 그들이 뼈저리게 혐오하는 얼굴이 드러났다. 바로 비열하고 파렴치한 작은삼촌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들이 곤경에 처할 때면, 삼촌은 만 리 길도 마다치 않고 달려와 조롱하곤 했다.
"타라, 이 애송이들아." 삼촌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세 쌍의 눈총을 무시하며 손짓으로 그들을 불렀다. 뒤따르던 차들이 일제히 경적을 울리며 어서 타라고 재촉했다. 그 소음 뒤에 또 얼마나 많은 성가신 친척들이 숨어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차량 행렬은 다시 출발했고, 사막에는 금세 사라질 바퀴 자국 몇 줄기만이 남았다. 밤낮없이 달린 끝에 마침내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했다. 물이 불어난 호수는 폭풍에 휩싸여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었다. 다행히 가장 부유한 고모에게는 웨버가 사람들 모두를 태울 만큼 견고하고 웅장한 배가 있었다.
폭풍우 속에서 고모는 파도를 맞으며 요동치는 갑판 위를 당당하게 걸어 다녔다. 왼쪽 콧구멍으로는 구토하는 이들을 경멸하고, 오른쪽 콧구멍으로는 난간에 기대 사색이 된 이들을 비웃으며. 그렇게 광풍의 호위를 받으며 그들은 무사히 고향에 도착했다.
그날 도시 안에서는 웨버가 일족이 일 분 일 초를 다투며 대로를 질주하는 광경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거리 끝에서 끝까지 이어진 거대한 행렬은 곧장 가장 큰 병원으로 향했다.
마침내 그들은 병실에 모여 강보에 싸인 여자아이를 겹겹이 에워쌌다. 아이는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 올려 좌중을 훑었고, 이내 세상의 풍파를 모르는 그 두 눈은 영원히 감겼다.
"아이의 마지막을 보러 와줘서 고마워요." 차갑게 식어가는 아이를 꼭 껴안으며, 웨버가의 막내딸이 나직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