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기 유형 | 양손검 |
| 레어도 | ★★★★★★ |
나는 산처럼 우람한 살카즈 전사에게 한 손으로 들린 채, 세쉬카의 어떤 구석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주변의 아이들이 우리를 가리키며 들떠서 부모들과 신나게 수군거렸다. 아마 우리를 '제왕정의 행진' 때 각 왕정의 주인'과 가까이서 교류하는 이벤트 중 하나로 착각한 모양이었다.
아버지가 처음 날 이 공중 낙원에 데려왔을 때를 떠올리니, 그때의 나도 똑같이 들떠 있었지.
하지만 지금, 표정 하나 드러내지 않는 이 침묵에 빠진 전사에게 곧 극형을 선고받을 것만 같았다.
"저, 저 표를 안 산 건 잘못했어요!"
"......"
혹시 제목도 기억 안 나는 어떤 오래된 영화처럼, 우아한 뱀파이어에게 피를 모조리 뽑혀 그의 만찬 전 와인잔을 가득 채우게 되는 걸까?
"제, 제가 어릴 때 여기 와 본 적 있어요. 제일 좋아하던 건 '유랑자 대모험'이었어요! 그냥 그때의 좋은 추억을 다시 느껴 보고 싶었을 뿐이라고요!"
"......"
혹은 어릴 적 누구나 한 권씩 들고 다니던 만화 <카즈데일 전기>에 나오듯, 사람 키만 한 대검에 여덟 토막 나서 어느 용광로에 던져져 연료가 되고, 뜨거운 먼지가 되어 허공에 흩어지는 걸까?
"제, 제가 표 검사 구역에 사람들로 미어터질 때, 아이들 상대하느라 정신없는 부모들 주머니에서 골드티켓을 좀 훔쳤어요! 잘못했어요!”
"..."
먹히질 않는다. 설마, 이 주술 미궁 어딘가에 숨은 사이클롭스가 내 진짜 속셈을 이미 내다본 걸까? 그럼 끝장이다. 목숨을 생각해서라도 솔직해지자!
"인정합니다, 인정! 정말 돈이 없어서 그랬어요! 약간... 범죄적 의도를 품고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이를테면, 세쉬카 오픈 데이 마지막 순간에, 주술 타임 브랜드 본점에서 디자이너 친필 사인이 들어간 '분쇄의 군주'를 몰래 들고 나오는 그런 짓! 하지만 그건 그냥 마음속의 사악한 생각이었을 뿐이에요! 전 세쉬카에 막 들어오자마자 당신한테 잡혔다고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잖아요, 맹세해요! 진짜예요!!"
"사람 데려왔어. 꽤 시끄럽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나는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내팽개쳐졌다. 조심스레 눈을 뜨자, 예상했던 지하 감옥의 돌바닥이 아니라 정교하고 폭신한 소파 위에 떨어져 있었다.
"용감한 유랑자여, 귀환을 환영합니다."
정장 차림에 퍼레이드 가면을 쓴 살카즈가 내 맞은편의 고풍스러운 돌 테이블 뒤에 앉아, 내가 어린 시절 수없이 클리어했던 '유랑자 대모험'의 명대사를 읊었다.
"아스팔트 라운드어바웃에서 오신 막시밀 씨. 당신이 마지막으로 세쉬카를 찾으신 지 벌써 16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상품은 저희가 줄곧 보관해 왔지요."
잠깐만, '유랑자 대모험'의 진행자는 원래 레트로풍 예복을 차려입고 신비한 주술 예언자로 분장하잖아? 생각을 정리할 틈도 없이, 마주하기 싫던 기억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지난번 '유랑자 대모험'을 클리어했을 때, 마침내 최종 '마왕 대상'... 정교함의 극치를 찍은 장난감 사브르를 바꿔 받을 수 있었다. 그건 어린 날의 나를 사로잡았던 물건이었다. 하지만 오픈 데이의 종이 울렸고, 그날 마지막 교환 시간을 놓쳐 버렸다. 아버지는 위로했다. 다음에 세쉬카가 다시 돌아오면, 그때 다시 오자고.
나는 세쉬카가 라반도르마에 재차 착륙하는 날을 기다리지 못했다. 대신 아버지에게서 들은 건, 우리가 이제 빈털터리라 아스팔트 라운드어바웃으로 '몸을 좀 숨겨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다음으로, 나는 물론 용감한 유랑자가 되지 못했다. 내 곁에 남은 건 소매치기, 밀수, 사기뿐... 그리고 오늘, 한몫 크게 잡아 보겠다며 옛자리를 다시 찾았다.
살카즈가 돌 테이블 위의 보를 확 젖혔다. 안에 있던 건 버튼만 누르면 빛나던 장난감 사브르가 아니었다. 그건 바로 '분쇄의 군주'! 진짜, 주술 장인이 공들여 벼린 예리한 검이었다! 그녀는 내 눈앞에서 허공에서 펜을 뽑아 들더니, 곧장 사인을 남겼다.
"정, 정말... 제가 16년 전 못 받아 간 상품이... 이 귀한 무기라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유랑자를 위한 무기. 예언이 가리킨 그대로."
예언... 감히 하나만 더 여쭤봐도 될까요?
"말씀해 보십시오."
"제 삶은... 나아질까요?"
살카즈가 나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말했다. 하지만 내 귀엔 16년 만에 다시 울려 퍼지는, 오픈 데이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만 가득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두 발은 다시 단단한 바닥을 디디고 있었다. 사람들이 나를 에워쌌다. 아이들, 어른들, 수많은 종족의 사람들이... 모두가 고개를 들어 불꽃을 쏘아 올리는 세쉬카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을 고했다. 나는 아이 때처럼 손에 쥔 검을 꽉 움켜쥐었다. 종소리가 조금만 늦게 울렸으면, 이 검도 버튼만 누르면 빛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아니, 난 이미 원하는 걸 손에 넣었다. 그리고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안다.
유랑자의 모험이 곧 시작된다.